최병철 이야기 53

2021.12.18 00:31

최병철 조회 수:287

최병철 이야기 53

1960년대 말부터 1984년경까지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는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비교적 빨리 수습된 우리나라의 경우를 돌아보기로 한다. 라틴어 자비송 ‘Kyrie eleison (기리에 엘레이손) 이 오늘날의 것으로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은;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주님 자비를 베푸 소서‘ 로 약 15 년의 시간이 걸렸다. 

1974년경 한국 주교회의 전례 위원장 김남수 주교는 한국가톨릭교회 200주년을 맞아, 그리고 우리말 미사통상문의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우리의 창작 성가가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을 선포했다. 

고도임, 박정미 (이상 성심 수녀), 손복희 (쌀트르 바오로 수녀), 김부자, 조화선 (이 상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 등이 여러 편의 작사를 했고 박기현, 원선오 신부 등과 이종철 의 작곡이 적지 않게 등장했다. 

한편 인천 메리놀회 미국인 수사 김 모 씨는 작곡가 김대붕에 게 위탁하여 ’가톨릭 공동체 성가집‘을 대구교구 이문희 주교를 발행인으로 하여 전국에 판매 하기도 했다. 이 책의 내용은 미국 성가를 번역한 것이 많았다. 

서울교구의 차인현은 내가 잘 아는 신학생이었다. 그는 내가 성심여고(원효로4가) 교사 시절(1962~1964), 합창연습 시간에 자주 피아노 뒤에 숨어서 구경했다. 그는 대학생 때 내게 화성학을 배우겠다고 몇 번 왔었고, 로마에 유학하여 무지카 사크라에서 약 10여년인가 만에 귀국하여 내가 창립하여 몇 해 동안 이끌어오던 ’한국 가톨릭 음악인 협의회‘ 를 접수했고, 이문근 신부를 이어 ’가톨릭 통일 성가 위원회‘의 대표가 되었다. 그런데 차인현 작곡은 아직 못 보았다. 

대구교구의 김종헌은 꽤 오 랜동안 나에게 화성학을 공부한 제자로 로마 무지카 사크라에 유학까지 하였다. 그런데 김종 헌 작곡도 아직 못 봤다. 

이렇게 10여 년이 흘렀다. 드디어 통일 성가집 제작이 거론되고 차인현 신부가 많은 자료들을 가지고 나를 찾았다. 

나는 안암동 집에서 서재 옆 방 하나를 작곡 공장으로 내놓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여러 사람이 드 나들었다. 

그 가운데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김부자 베리타스, 조화선 마오로 두 분 영원 한 도움의 성모회 수녀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으리만 큼 많은 성가(약 30여곡)를 작곡했고 50여 곡을 편곡했으며, 기존 성가들의 가사 취급과 새로 운 미사통상문으로의 적용 등을 엄밀히 조사,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빛의 하느님 (수도자의 기도)‘,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 (시편 96)‘, ’이른 아침 (손복희)‘, 주의 이름 찬양하라 (김부자)’, ‘그리스도 왕국 (김부자), ’수난의 예수 (조화선)‘, ’메시아의 수난 (윤 미자)‘, ’성체 성혈 그 신비‘, ’신비로운 몸과 피‘, ’성심의 사랑 (성심 수녀회)‘, ’주의 성심 (김 귀자)‘, ’위령 미사곡 ; 입당송, 자비송, 층계송, 연송, 거룩하시다, 천주의 어린 양, 영성체송‘, 층계송, 알렐루야, 신자들의 기도 응답, 신앙의 신비여, 아멘 등이 이 시기에 작곡되었다. 통일 성가집은 이렇게 완성되어 1985년 3월 김수환 발행으로 가톨릭출판사가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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