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3 12:10
경춘선 열차
청량리역과 춘천역 사이 2시간 20분이라고 적혀있는 소요시간은 거의 지켜진 적이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보통 이삼십 분 연착해도 누구하나 시비하지 않았던 칙칙폭폭의 증기기관차, 조금이나마 약속시간을 지키고자 애썼던 디젤기관차 등이 끌었던 열차에 실려 춘천을 오가던 시간들이 내게는 금 쪽 같이 귀한 시간들이었다. 그것은 작곡하기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마음껏 쓸 수 있었던 훌륭한 나만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때로는 창밖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에 취해 빠져들기도 하고 때로는 누구 못잖게 폼 잡고 얼굴이 똥색이 되어 사색하기도 했던, 그러나 습관처럼 내 무릎 위의 오선지는 항상 내 연필의 현란한 춤사위를 콩나물로 그려냈던 그 시절이 사무치게 그립다. 경춘선 열차는 지금도 달리고 있겠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0 | 최병철 이야기 55 | 최병철 | 2022.01.23 | 312 |
49 | 최병철 이야기 54 | 최병철 | 2021.12.24 | 304 |
48 | 최병철 이야기 53 | 최병철 | 2021.12.18 | 285 |
47 | 최병철 이야기 52 | 최병철 | 2021.12.18 | 306 |
46 | 최병철 이야기 51 | 최병철 | 2021.12.18 | 291 |
45 | 최병철 이야기 50 | 최병철 | 2021.12.18 | 277 |
44 | 최병철 이야기 49 | 최병철 | 2021.12.18 | 316 |
43 | 최병철 이야기 48 | 최병철 | 2016.01.29 | 1275 |
42 | 최병철 이야기 47 | 최병철 | 2016.01.27 | 1620 |
41 | 최병철 이야기 46 | 최병철 | 2016.01.27 | 915 |
40 | 최병철 이야기 45 | 최병철 | 2016.01.23 | 953 |
39 | 최병철 이야기 44 | 최병철 | 2016.01.23 | 836 |
38 | 최병철 이야기 43 | 최병철 | 2016.01.23 | 773 |
» | 최병철 이야기 42 | 최병철 | 2016.01.23 | 807 |
36 | 최병철 이야기 41 | 최병철 | 2016.01.23 | 928 |
35 | 최병철 이야기 40 | 최병철 | 2015.09.21 | 925 |
34 | 최병철 이야기 39 | 최병철 | 2015.09.21 | 757 |
33 | 최병철 이야기 38 | 최병철 | 2015.09.21 | 878 |
32 | 최병철 이야기 37 | 최병철 | 2015.09.21 | 851 |
31 | 최병철 이야기 36 | 최병철 | 2015.09.21 | 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