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이야기 26~28

2015.09.08 08:46

admin 조회 수:365


26. 오디션


나의 학창시절은 참으로 엄청난 도전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가운데 


나는 오페라였다. 1957년, 음대 2학년 봄 학기에 오페라 합창단 모집공고를 보


고 시 명동 소재의 국립극장엘 갔다. 3;1 경쟁의 오디션에 작곡 전공인 내가 합


격했다. 3회 공연 예정 곡목은 Mascagni의 “Cavalleria Rusticana" 와 Leoncavallo


의 ”Pagliaccio"였고 장소는 국립극장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주역 진 가운데 


모두 고인이 된 S. 엄경원, T. 이인범, Bar. 김학근, T. 이상춘, B. 황병덕 제씨의 두


드러진 열창에 내가 대단히 감동했던 것 같다. 나는 거의 모든 배역과 합창 부분


을 외우고 따라 불렀을 정도였다. 당시 합창단원들에게는 버스표 두 장 씩이 매


일 지급되었고 보수는 없었기 때문에 두 달간 주 5회 연습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었다. 매해 한번 공연되었던 오페라에 합창단원으로 출연했던 것이 나에게


는 너무도 재미있는 일이었으며 또한 작곡수업에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27. 졸업과 취업


드디어 나는 1960년 3월 28일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새내기 


사회인이 되었다. 나의 첫 직장은 제물포고등학교(인천)와 명지대학(당시 문리사


범대학)이었다.  길영희 선생(당시 제물포고등학교 교장)께서 나를 스카웃/특채하


여 마련된 교사직과 유상근 학장의 특채로 출강하게된 강사직이었다. 월~금 닷새 


동안 인천 독신숙(서울에서 오는 총각 선생들을 위해 학교가 마련한 숙소)에서 숙


식하고 토요일은 명지대학 강의를 하며 한해를 보냈다.


28. 보성고등학교


1961년 4월, 나는 나의 모교인 보성고등학교의 제의를 받아들여 직장을 옮겼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음악교사가 없었던 이 학교에 새로 부임한 교장(보성 선배)의 


혁신적 방침에 따라 1, 2학년에 음악 시간이 생기게 되었고 그 첫 번 교사로 내가 


온 것이었다. 정들었던 학교에 돌아와 사랑하는 후배들의 선생이 되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교내 합창단도 만들고 밴드부도 만들었다. 학생들


도 선배 교사의 열성적 수업과 과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모교에서 나의 


첫 학기는 참으로 보람찬 것이었다.


그해 여름방학을 며칠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국가재건최고회의


(516 혁명 임시정부)령으로 병역미필자를 모든 직장에서 해고한다는 것이었다. 소


아마비 후유증으로 양쪽 다리를 절며 해병군악대는 물론 두 번에 걸친 군 입대신


청 모두 신체검사 불합격이었던 나는 이제 무슨 일을 하고 뭘 먹고 살아갈지 난감


하게 되었다. 대학을 나와 고작 1년 4개월 만에 영구 백수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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